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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0일 월요일

강릉 피문어 조행기 번외편|배 위에서 만난 뜻밖의 인연

 

강릉 피문어 조행기 번외편|배 위에서 만난 뜻밖의 인연

피문어 낚시를 하던 날.

내 옆에서 유난히 낚시를 잘하시는 조사님이 계셨다.

한 마리, 두 마리도 아니고 3kg대 피문어를 연달아 두 마리나 낚아내신다 총3마리.

낚시를 하다 보면 잘 잡는 분에게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쩐지 낯설지가 않았다.

알고 보니 이분도 어젯밤 내가 무늬오징어를 낚았던 그 포인트 근처에서 낚시를 하셨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게 있었다.

어젯밤 캐스팅을 하면서 주변에서 계속

“쐑쐑쐑…”

하는 에기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어쩐지 어제 옆에서 에기 날아가는 소리가 계속 들리더라고요.”

알고 보니 정말 가까운 곳에서 낚시를 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3.5kg부터 1.7kg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 두 달 전 잡은 무늬오징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3.5kg, 1.7kg…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정말 대단했다.

특히 3.5kg이라는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정말 잡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사이즈인데, 요즘은 동해권 무늬오징어가 점점 커지면서 이제는 기록 갱신을 꿈꿔볼 수 있는 사이즈가 되어가는 것 같다.

그래도 역시 3.5kg은 3.5kg이다.

직접 보면 부럽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나도 언젠가는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사이즈다.

울진까지 올라온 갑오징어 이야기

낚시 이야기를 하던 중 갑오징어 이야기도 나왔다.

요즘 울진 쪽에서도 갑오징어가 많이 잡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온 변화의 영향인지, 예전에는 울산 쪽에서 간간이 얼굴을 보이던 갑오징어가 점점 더 북쪽인 울진까지 올라온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이것이 정확히 어떤 원인 때문인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낚시를 오래 하신 분들의 현장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사진도 하나씩 보여주시고, 서로 잡았던 이야기와 포인트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낚시보다 이야기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이런 게 또 배낚시의 재미인 것 같다.

나의 이번 휴가 버킷리스트

나도 이번 휴가를 오면서 나름대로 목표를 세워놓았다.

이번 휴가의 버킷리스트는 세 가지였다.

피문어 잡기.

무늬오징어 잡기.

그리고 스노클링을 하면서 성게잡아서 애들과 함께 먹어보기.

이런 이야기를 그 조사님께 말씀드렸다.

그리고 결국 나도 이날 3.5kg짜리 대문어를 한 마리 잡아냈다.

그 순간 옆에 계시던 조사님이 잡을것 같았다며, 하이파이브를 했다.(속으로는 점점 초조해짐)

그리고 그분이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이제 오늘 무늬만 잡으면 되겠네요.”

그 말이 참 재미있었다.

피문어도 잡았고, 이제 무늬오징어만 잡으면 휴가 때 세웠던 목표를 거의 다 채우는 셈이었다.

주문진에서 오신 고수님

이야기를 더 나누다 보니 주문진에서 오신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이야기가 있었다.

그분이 잡았다는 3.5kg 무늬오징어가 알고 보니 몇 해 전 내가 팁런으로 잡을 뻔했던 바로 그 녀석이랑 동급이었던것 같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순간 웃음이 나왔다.

‘그 녀석을 결국 갯바위에서 잡으셨구나.’

몇 년 전만 해도 3kg을 넘는 무늬오징어는 정말 만나기 어려운 사이즈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동해권에서 계속해서 큰 개체 이야기가 들려온다.

물론 아무나 잡을 수 있는 사이즈는 아니다.

그래서 더 대단하다.

3.5kg.

말로 들을 때와 직접 사진으로 보는 건 또 다르다.

나도 언젠가는 꼭 기록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락처를 묻지 않은 이유

그날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연락처는 서로 묻지 않았다.

나는 오히려 그게 좋았다.

낚시를 하다 보면 살다 보면 다시 필드에서 만날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다음에 또 만나겠지.’

그런 느낌이 드는 사람들.

굳이 연락처를 주고받지 않아도 다음에 포인트에서 만나면

“어? 그때 그분 아니세요?”

하면서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그런 인연.

이번에도 그런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필드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반가울 것 같다.

예전의 인연들이 떠올랐다

그러다 문득 예전 낚시 추억도 하나 떠올랐다.

예전에도 낚시를 하면서 만난 분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필드에서 자주 마주치다 보니 어느새 함께 삼겹살을 먹을 정도로 가까워진 적이 있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고인이 되셨지만.

그때는 그냥 낚시하다 만난 인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런 순간들이 참 소중했다는 생각이 든다.

낚시라는 게 참 묘하다.

처음에는 서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같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하고, 한두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잡은 고기를 보며 웃다 보면 어느 순간 친해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람이 잡았던 고기보다 그날 함께했던 이야기와 웃음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번에 배 위에서 만난 조사님도 그런 인연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연락처는 묻지 않았지만 다시 필드에서 만날 것 같은 느낌.

그때는 아마 서로 더 반갑게 인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그 3.5kg 잡으셨던 분 맞죠?”

하면서.

낚시가 만들어주는 인연

이번 피문어 출조에서 내가 잡은 3.5kg 대문어도 물론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어쩌면 이날 옆에서 함께 낚시했던 조사님과 나눴던 이야기가 더 오래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피문어를 잡고, 무늬오징어 이야기를 하고, 갑오징어 이야기를 하고, 서로 사진을 보여주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하이파이브까지.

이런 게 낚시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고기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것도 낚시가 주는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다시 필드에서 만나게 된다면 그때는 또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까.

이번 휴가에서 만난 뜻밖의 인연.

연락처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낚시하는 사람끼리는 또 바다에서 만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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